멕시코 이동훈 선교사님의 편지...
PSC  |  02/09/10  |  조회: 792  
멕시코를 사랑하시는 토기장이 교회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1. 사랑을 배워갑니다.
지난달 고센 태권도학교에 열심히 나오던 청년 호르헤가 쓰러졌습니다. 병원에서 진단결과 페결핵입니다. 병원에서는 바로 수술을 해야한다고 해서 일주일후에 수술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호르헤가 예전부터 점점 야위어가고 자주 힘들어하며 아파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저 식욕이 없어서 잘 못먹는줄 알았습니다. 좀더 주의깊게 돌아보지 못한 제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수술을 하고 2주 후에 퇴원을 한 호르헤집을 찾아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호르헤의 모습을 보고 저는 그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피골이 상접해서 쾡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환하게 웃으며 힘겹게 일어서려는 모습에 가슴이 메였습니다. 그 아이를 끌어안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구했습니다. 주님! 호르헤가 이 병과 싸워 이기게 해주세요.
지난주에는 고센 태권도학교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먹을 것을 하나 둘씩 모았습니다. 호르헤에게 우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쌀,소금,옥수수,우유,야채,통조림.. 정말 작은 정성으로 그렇게 모여진 먹을 것들을 주렁주렁 한아름 안고 호르헤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서 어쩔 줄 모르는 호르헤와 그의 어머니와 함께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호르헤와 함께 하실 하나님을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2. 드디어 전봇대가 세워집니다.
기도는 기적을 만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 순간이 기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스따알쏠 지역이 그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지난번 말씀드린대로 우물에서 숭늉찾는 식으로 주님께 구하기만 했습니다. 전기회사에 찾아가 문의해보니 전신주 하나 세우는데 45000페소(450만원)라고 해서 그저 대답도 못하고 돌아와서 고센학생들과 부모들에게 함께 기도하자고 했었습니다. 기도하며 동네이웃들과 시의원을 계속 방문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해가 바뀌고 이제 마음도 지쳐 있을 때 정부로부터 전신주 설치비용의 절반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역시 우리 주님은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나봅니다. 실제로 전기가 설치되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우범지대로 바뀌는 지역이라 전기가 연결된다면 가로등부터 세우려고 합니다. 함께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무엇이 절박한가? 배부름과 굶주림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는 비만과 다이어트전쟁이라는 말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로 골치를 앓아야 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또다른 한쪽에서는 아이티처럼 대부분의 국민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나라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과 매스컴을 통해서 그런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도 보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어린이들이 굶주려야 합니까? 입으로는 사랑을 얘기하면서 아직도 우리의 작은 배부름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요. 이 작은 어린아이의 손에 무엇을 주어야 합니까?
오래전에 아프리카에서 섬길 때에 어떤 이들이 말하길‘저 흑인들은 게을러서 가난한거야’이곳 멕시코에서도 간혹 비슷한 얘기를 듣습니다. ‘멕시칸들은 약속을 안지키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니 나라가 이 모양이야’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속상하고 슬프기까지 합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벌어 하루살기에도 버거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인력시장에 나가보면 나이어린 아이부터 힘없는 노인들까지 입에 풀칠할 일꺼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씩 찾아 들어가면 모두가 절박하고 안타까운 사정들일텐데 대부분이 허탕치고 돌아갑니다. 그나마 좀 건장한 사람들은 주로 농장으로 팔려가는데 뜨거운 태양밑에서 하루종일 힘들여 일하고도 고작 만원도 받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소망없는 가난한 삶이 한달 일년 아니 일평생 계속된다면 저라도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멕시코의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는 마약과 살인 그리고 인신매매로 대변되는 강력 범죄입니다. 그 다음이 빈부격차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두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입니다. 멕시코 역대 정권이 치안 확립을 제일 과제로 내세웠음에도 번번이 실패한 것은 부정부패의 연결 고리 때문만이 아닙니다.
당장 하루 천 원을 벌지 못해 자신이 굶거나 가족을 굶겨야 하는 절대 빈곤과 그 가난한 동네에서 차로 30분을 채 못가면 나타나는 대저택, 번화한 거리와의 극과극의 대조가 보여주는 상대적 박탈감이 가톨릭에 근간을 둔 빈민들의 도덕성을 무너뜨리고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게 하고 있습니다.
단돈 몇 천 원 때문에 밤길에 자신들의 이웃을 털어야 하고 불안한 치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장사를 해야 하는 도시 빈민들에게 그 어떤 정치지도자나 종교조차도 그들에게는 관심 밖인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의 삶은 생존이라는 단어와 가깝게 느껴집니다. 절도범이든 마약이나 알콜중독자들이라도 그들 각자의 삶으로 들어가 보면 쉽게 단정하고 손가락질할 수 없는 생각을 해야 할 경우의 수가 좀 더 많아집니다.
바울사도가 말하길 풍부나 빈궁에 대해서 초월할 수 있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오직 예수, 절대 예수만으로 행복하고 자족할 수 있는 그런 삶,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그런 삶을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4. 하나님이 세워가시는 코람데오 기독교문화원을 위해 기도부탁드립니다.
지금 사역하고 있는 고센태권도학교를 기초로 해서 세워질 디모데성경학교, 파워찬양교실, 무지개외국어교실 그리고 드림미술교실, 솔로몬공부방, 비전독서교실, 한나어머니교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땅위에 보내주신 헌금과 기도로 비록 느리더라도 벽돌 한장 한장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과 같은 사람들을 한명 한명 세워가기를 기도합니다.

5. 저희 가정에 식구가 늘었습니다.
3년전 처음으로 저희집에 찾아온 강아지가 그만 병이 들어서 죽었습니다. 저희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정이 들었는데 슬픔이 컸습니다. 그 후에 한 마리 한 마리 늘어나더니 이젠 4마리나 됩니다. 저희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 합니다. 저희의 사역도 전혀 계획할 수 없었던 부분으로 하나님께서 지경을 넓혀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직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바라기는 이제 함께 뜻을 나누면서 하나님을 섬길 사람들이 날마다 수가 늘어나길 기도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사랑합니다.

*** 멕시코 엔세나다에서
이동훈 양경하 하영 서영 사야 선교사가정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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